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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 7

[書說] 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作)

레이첼 카슨의 , 고등학교 다닐 적부터 알고 있던 유명한 책이지만 직접 읽은 것은 처음이었다. 화학살충제의 위해성을 주로 다루고 있다. 책이 시대적 파란을 가져왔고 현재의 우리에게도 과학 책임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는 점에서 보면 충분히 흥미로운 내용을 가지고 있지만, 내게는 내내 재미있지는 않았다. 과학도서임에도 전문용어보다는 수사학적 표현을 즐겨 대중들이 현실적으로 이해하고 읽기 편하게끔 하였다. 또 무조건적으로 살충제 사용을 반대하는 식이 아니라, 그것이 가져오는 폐해를 실제 예와 과학적 근거를 들어 보여주며 무엇이 옳은 방법인지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판단하게끔 하고 있다. 추가로 자연방제를 소개해 화학방제의 대안을 알려주기도 한다. 다만, 예가 되는 상황들의 열거와 여러 살충제의 이야기가 개인적으..

인문/책 2022.04.30

[書說] 피로사회 (한병철 作)

출퇴근 시간이 되면 피로를 안고 좀비처럼 걸어 다니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피로'는 다른 어떤 것보다 우리 삶의 질을 악화시키고 있다. 한병철의 는 성과사회의 피로함에 대해서 새로운 접근을 보여주고 있다. 작고 얇은 책이지만 다양한 철학적 논의를 포함하고 있으며 본래 독일어로 쓰인 것을 번역한 책이기 때문에 결코 쉬운 책은 아니다. 는 '피로사회' 본 내용과 '우울사회'라는 강의록의 두 가지로 분리되어 있다. 뒤에 실린 '우울사회'는 궁극적으로 '피로사회'와 주제의식이 같고 겹치는 내용이 많다. 따라서 본 글에서는 앞에 실린 '피로사회'를 읽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다루려고 한다. 굉장히 재미있었던 부분은 각 시대를 병리학적으로 비유한 것이었다. 책에서는 세계화의 영향으로 이질..

인문/책 2022.03.24

[書說] 한때 소중했던 것들 (이기주 作)

인스타 감성의 무의미한 책들이 판을 치면서 언제부터인가 자기계발서·에세이를 멀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이기주 작가의 을 읽으면서 에세이의 힘과 가치를 다시금 상기시킬 수 있었다. 이기주 작가의 가 몇 해가 지나도록 서점에서 자리를 유지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번에는 마음에 드는 구절을 인용하며 책을 소개하려고 한다. "누구나 있다 가슴 깊이 파고들어 지지 않는 꽃이 된 문장이 상처를 보듬고 삶의 허기를 달래주는 그 무엇이 (21p)" 에세이가 읽히는 이유가 여기 있지 않나 싶다. 작가의 문장이 홀씨가 되어 날아가 가슴 한편에 자리 잡은 채 우리를 웃게도 울게도 만드니 말이다. 나도 한동안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드는 부분을 사진으로 찍기도 하고 공책에 베껴적기도 하곤 했는데, 대입 준비를 하고 ..

인문/책 2022.03.01

[書說] 모멸감 (김찬호 作)

'모멸감: 나의 존재 가치가 부정당하거나 격하될 때 갖는 괴로운 감정; 한국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감정의 응어리', 책의 뒤표지에 있는 모멸감에 대한 설명이다. 우리 모두 알고 있지만 인정하고 싶어 하지 이 감정에 대해 책에서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김찬호 교수의 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모멸감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책머리에서 선행연구의 부재 탓에 책의 저술에 애로사항이 있었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사례를 들어 사회를 바라보는 하나의 도구로 '모멸감'에 대한 토대를 잘 깔아 둔 것 같다. 책은 모멸감을 우선 정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를 진단·처방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의의 과정에서 '수치심-모욕감-모멸감'의 비교를 통해 모멸..

인문/책 2022.02.27

[書說] 장미와 주목 (아가사 크리스티 作)

흔히들 '아가사 크리스티'를 추리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그녀의 소설을 읽어야지 생각하고 을 들었다가 내 정서랑 맞지 않아 중간에 내려놓았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가 매력적인 표지에 이끌려 이라는 책으로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을 처음으로 완독하게 되었다. 이 소설은 아가사 크리스티가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6편의 장편 소설 중 하나로, 추리소설이 아니라 인물 간의 복잡한 관계를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심리소설이다. 1인칭 시점으로 '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자로 하여금 '나'만이 아닌 각각의 캐릭터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하면서 소설로 이끌어 들이는 그녀의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탁월한 심리묘사는 그녀의 명성이 전혀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 같았다. 교통사고로 휠체어 ..

인문/책 2021.09.13

[書說] 압록강은 흐른다 (이미륵 作)

는 1946년에 독일에서 처음 출판되었습니다. 한국인이 썼지만 독일어로 되어있습니다. '이미륵' 작가가 어린 시절 어떻게 해서 독일로 건너가게 되었는지를 담고 있는 자전적 소설입니다. 거의 자서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소설의 내용과 작가의 삶이 일치한다고 합니다. 한일합병 전후를 배경으로 하며 당시 상황을 소년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치열한 투쟁 속의 독립운동가나 일제 수탈의 피해자라기보다는 나라를 사랑하고 그리워한 한 순박한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때문에 당시 대부분의 소시민들이 어떠했을지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문학적 가치를 가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본은 독일어이고 저는 다림 출판사의 정규화 옮김으로 읽었습니다. 나중에 독일어 공부를 위해 원본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인문/책 2021.08.28

[書說] 아가멤논의 딸 (이스마일 카다레 作)

아가멤논의 딸, 책장을 살펴보다가 표지와 '아가멤논'이라는 이름에 끌려서 읽었는데 성공적인 선택이었다. 이스마일 카다레라는 뛰어난 작가를 알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작가의 세계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알바니아'라는 국가의 역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내게는 알바니아에 대한 무지는 다행히 책을 읽는데 큰 장애물이 되지는 않았다. 책의 내용이 비단 한 국가에서만 통용되는 이야기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학동네에서 출판한 의 앞부분에는 이 책이 쓰였을 당시의 배경과 작가의 상황을 일부 전하고 있어 독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줄거리 자체는 굉장히 단순하다. 사회주의 국가에 살아가던 '나'가 5월 1일 노동절 기념 대회장에 초대받아 정해진 시간에 길을 따라 배치된 좌석..

인문/책 2021.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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