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오면 도종환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간 갈거예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우리는 바람이 지나가고 세월이 흘러가는 그 길목에 서있다. 바람이 온다고 해서, 또 간다고 해서 구태여 막는 일은 없다. 하지만, 길목에 선 우리는 차갑고 매서운 풍파에 괴로워하기도 한다. 이 괴로움이 잦아지고 그에 익숙해지는 것이 나이가 든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세월을 맞으면서 겪는 그리움과 괴로움의 감정에 점점 무뎌지는 것은 아니다. 그저 고통을 받아들이고 지나가는 바람에 몸을 맡기게 되었을 뿐이다. 도종환 시인의 은 우리가 그렇게 늙어감을 말하고 있다. 과..